나는 오늘 미용실에 갔다.
약 6개월간 머리를 길렀더니 꽤 자랐다.
예전에는 집에 머리카락이 돌아다니면 아내에게 짜증을 냈지만
요즘에는 오히려 내 머리가 많다.
역시 사람은 겪어봐야 안다고,
아내는 항상 그랬다.
"오빠 머리 빠지는 양이랑 비슷해. 다만 내가 길어서 더 눈에 띌 뿐이야"
그때는 부정했는데, 이제는 암말도 못한다.
오랜만에 짧아진 내 머리를 보니 어색하기도 하고 이상하기도 했다.
아내는 내 모습이 너무나 귀엽다고 이뻐해줬다.
다만 길었던 머리를 추억하기 위해 사진이라도 찍어 놓을걸 이라고 이야기한다.
내 인생 최대로 길었던 머리였는데,
머리를 기를때는 이 머리를 자를때 굉장히 아쉬워할 것 같았는데,
최근 너무나 소위 거지존에다가 더벅머리였기 때문에 빨리 자르고 싶었고
아내의 간곡한(?) 부탁으로 오늘 바로 잘라버렸다.
숭덩숭덩 잘려나가는 내 머리는 마치 양이 털을 밀어버리는것만 같았다.
이렇게 내 걱정과 후회와 미련들이 후두둑 떨어졌으면 좋겠다.
머리를 자르고 있는데, 아내는 퇴근하고 집에 들어가지 않고
미용실에서 날 기다려주었다.
거울에 비친 낯선 나의 모습을 보고 나와 아내와 미용사분들 모두
함박 웃음을 지었다.
그 웃음의 의미는 서로 다르겠지?
새로운 마음으로 나는 오늘 또 변하고 힘을 내야겠다.
'나의하루' 카테고리의 다른 글
[23.06.19] 1년 이상이 지났다. (0) | 2023.06.19 |
---|---|
[22.4.27] 어느 똑같은 하루 (0) | 2022.04.28 |
[22.04.07] 아내가 해준 카레 (0) | 2022.04.08 |
[22.04.05] 그 소고기가 그 소고기가 아니었네? (0) | 2022.04.06 |
[22.04.00] 도움이 필요했다. (0) | 2022.04.05 |